건축사 예비시험이 이번년도를 끝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를 두고 많은 곳에서 얘기가 많지만 특히 건축분야 기술사가 얘기하는 것을 들은적 있다.
각종 기술사 자격증은 많이 열려있는데 건축사만 유난히 밥그릇 챙기려고 문턱을 올린게 아니냐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은 굉장한 착각이라고 본다. 건축을 단지 기술적으로만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건축에서 기술은 일부분이며 디자인이나 계획적으로 정말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한국에선 건축사를 구분할 때 기술쪽으로 분류하는 경향이 강해서 많은 오해가 생기는 부분이 많은 것 같기도 하다.
건축이 기술로만 취급하기 어려운 단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건축사들은 단독주택이 설계하기 가장 어렵다고 하지만 관계 기술사들은 제일 쉽다고 한다.
필자는 소규모 건축물에서 수만평의 대규모 건축물을 설계해봤지만 주택설계가 가장 어렵다는 얘기에 매우 동의한다.
물론, 허가방에서 일주일만에 끝내는 싸구려 주택설계를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주변의 컨텍스트를 고려하고 건축주의 니즈를 고려하면서 합리적으로 공간을 풀어가는 일은 정말 고되다.
기술적인 문제만 있다면 좀 수월하겠지만 그밖에 고려할 사항이 정말 많다는 것이고
건축사는 이런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일반 기술분야와 다른 건축의 특징은 전문비평가들이 있다는 점이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그동안 운영된 건축사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
일시적이긴 했지만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건축사 자격을 주기도 했었고
건축설계와 동떨어진 전공자나 실무경력자에게 건축사 자격시험 응시 자격이 생겼다.
웃기게도 국내 법상 일정규모이상 건축설계는 무조건 건축사가 하도록 되어 있다.
즉, 건축설계를 해본적도 없는 사람이 단순하게 시험공부만으로 건축사가 되고
국가에서 건축설계하는 사람으로 보호받는 자격을 얻었다는 것이다.
참고로 건축사 시험영역은 건축설계 업무 중 극히 일부만을 평가한다.
그럼 누군가 물을 것이다.
그동안 건축사제도에 문제가 있었다면
현재 건축사들중에 실력없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냐고
맞다.
많다.
근데 누구하나 공개적으로 이런 얘기하기 어려울 거다.
왜냐면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서 본인에게 어떤 불이익이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굳이 의료계열과 비교하자면
의대 나오지 않고, 간호대를 나오지 않고, 약대를 나오지 않고
그리고 해당 면허 관련된 실습 하나 없이
국시공부만 열심히한 의사, 간호사, 약사가 대량 배출된 격이다.
그리고 그렇게 취득한 의사, 간호사, 약사로 수십년 뒤에 해당 면허로 업무 하는걸 상상해 보자.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한국에선 건축사를 구분할 때 기술쪽으로 분류하는 경향이 강해서 많은 오해가 생기는 것 같기도 하다.
건축이 기술로만 취급하기 어려운 단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건축사들은 단독주택이 설계하기 가장 어렵다고 하지만 관계기술자들은 정말 쉽다고 한다.
우리나라 건축문화가 엉망이라고 하는데
필자는 이런 건축문화가 만들어진 가장 큰 원인으로 이런식으로 대량 배출된 실력없는 건축사들 때문이라고 본다.
이건 내 뇌피셜이 아니라 건축사법에 명시된 2012년 건축사 자격시험제도 개정이유에 이미 나와있다.
국가에서도 인정했다.
건축이 뭔지도 모르는 무지한 정책가들이 만든 건축정책으로 우리나라 건축문화가 한참 뒤떨어졌다.
건축설계에 대한 질문에 수학을 잘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상당하다.
건축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인식이 어떤지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누가 이런 인식을 만들게 했을까.
이런 건축관련 교육이나 실무를 얘기하면 꼭 안도다다오를 끄집어 내는 사람이 있다.
안도다다오는 그냥 천재인거다.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천재 한 명을 위해 우리나라 건축계가 계속 희생되어야 하는가?
그리고 국가에서 정책을 만들 때 만약을 대비한 천재까지 포용해야 하는가?
우리나라 전문자격증 중에 그런 것까지 고려한 전문자격증이 있는가?
수 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그런 천재는 없었고 그저 건축문화만 망가졌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지.
그나마 후대 사람들이 이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했고
WTO를 이유로 건축학과 5년제가 만들어졌지만 이를 발판으로 건축사자격제도개선까지 끌고왔다고 생각한다.
한 번에 바꾸면 문제가 많이 생기니 수십년에 걸쳐서 건축사자격제도가 바뀌는 것이다.
근데 이를 두고 단순히 밥그릇 챙기기라고?
물론 밥그릇 지켰다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한국 건축의 미래를 봤을 때 꼭 해야만 하는 과정인 것이다.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건축사 물갈이가 시작되니 적어도 2057년 정도는 되어야 제대로 물갈이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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